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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현장인터뷰]수의사- 최동학

 

 

 

 

반려동물 사육 인구 1000만명 시대가 열렸습니다. 다섯집 걸러 한 집은 반려동물을 기르며  반려동물 시장규모도 폭풍성장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강아지들과 산책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인데요.

이러한 추세 속 말 못하는 동물들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해주는, 동물들과 보호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직업이 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고 치료하는 데에 보람을 느끼신다는 수의사, 최동학 원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동물을 사랑하지 않고는 수의사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동물을 사랑하지 않아도 수의과 대학만 졸업해도 다른 직업으로 간다면 상관없지만 수의과 대학을 나와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동물 병원관련 일을 하려면 동물사랑이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시골에서 자라서 어릴 때부터 동물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동물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수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수의사로서 갖춰야하는 역량, 성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게 좋아요. 꼼꼼하게 관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말하면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죠. 사람은 어디가 아픈지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지만 동물은 의사가 아픈 곳을 검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유추를 해서 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볼 수 있어야합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본인이 잘못한 건 숨기려고 해요.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는 등 의사에게 꾸지람 들을만한 행동들은 숨기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숨기면 문제를 알아내기 위해 엑스레이검사, 소변검사 등 많은 검사를 해요. 그러면 문제가 뭔지 알 수 있지만 진료비가 만만치 않죠.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호자와 잘 소통하고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는 차분한 성격의 사람이 유리하죠. 그러나 과감한 성격도 있어야 해요. 위기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해야 생명체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소심하면서도 때때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떤 교육과정을 거처야 하나요?

수의학과에 진학 후 예과2년, 본과4년의 과정을 거칩니다. 전국 대학교 중 수의학과는 10개 있습니다. 국립대학교 9개, 사립대학교가1개가 있어요. 한 학교에서 60명 정도를 뽑으니까 1년에 전국에 600명 정도가 수의사가 배출이 됩니다. 본과 4학년에 실습이 집중되어있어요. 요즘은 본과 2학년만 되어도 방학을 이용해서 선배들의 병원에 가서 실습을 해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수의과대학에는 아직 인턴, 레지던트 과정이 없거든요. 졸업 후 2년-5년 정도는 동물병원 실습을 거친 후, 병원을 개원합니다.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수의학과에 진학 후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느낀다고 합니다.  단지 동물이 좋아서 수의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실제로 실습을 하다가 기절하는 학생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수술과정을 보고 놀라고 나와 맞지 않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피를 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길들이 있습니다.

수의과대학에 나와 동물병원을 하는 사람이 40%정도고 나머지 60%는 공무원이나 제약회사, 사료회사, 축산단체 등 다양한 곳으로 취업을 합니다. 도축장에서 소를 잡으면 소고기에 이상이 없는지 판단하는 사람들을 자체 검사원이라 하는데 이들도 수의사입니다. 식당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외국에서 동물이 들어오는 것도 수의사가 검열을 합니다. 구청에서 공무원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주로 유기동물 보호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동네 식육점의 불법 유통 등을 점검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길이 있음에도 동물병원을 개업한 이유는?

생명체를 살리고 아픈 동물들의 통증을 치료해주는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동물병원을 개업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많은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생명체는 절대적이지 않아서 위험한 상황에서 치료로 낫기도 하고, 작은 병에도 악화되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똑같이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하지만 동물이 죽는 경우,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더 열심히 치료했으면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런 것들을 저희에게 항변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최선을 다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니까요. 슬프고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죠. 동물의 수명은 사람보다 현저히 짧기 때문에 평균수명보다 오래 산 노견이라도 가족들은 안타까워해요. 그래서 동물과의 이별에 대해서 보호자들에게 상당히 많이 말해줘요. 생명체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기에 생명의 한계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동물과의 이별에 대해서 준비할 시간을 갖도록 이야기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수의사로서 꼭 가져야하는 마음가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생명존중이 제일이죠. 치료하는 의사는 만원짜리 강아지든 천만원짜리 강아지든 똑같이 봐야합니다. 더 비싼 강아지가 온다고 더 많은 관심을 주고 만원짜리 강아지가 온다고 관심을 덜 주는 수의사가 되면 안됩니다. 모든 생명체에 대해서 똑같이 치료와 대우를 해줘야하죠.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정말 노하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진료의 테크닉은 책에 다 있어요. 후배들이 노하우가 있는지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마다 저는 노하우는 없다 책에 테크닉이 다 있다고 말해줍니다. 후배들과의 차이점이라면 같은 수술을 해도 저는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지만 후배는 2시간 만에 수술을 끝낼 수 있는 거죠. 저는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만 수술하고 끝내는데 처음 수술하는 의사는 문제를 찾기 위해서 다른 장기를 만지고 이 때문에 수술 속도의 차이가 나는 거죠. 그래서 제가 수술을 할 때는 더 정확하고 빠른 수술이 되고 그러다보니 빠른 회복이 나타나죠. 이걸 보고 노하우라고 생각하시는데 테크닉은 노하우가 아닙니다. 숙련도의 차이인거죠.

 

10년 후 수의사의 전망은 어떨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사회는 핵가족화되고 개인주의 성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복지사업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의 관련 직업 시장이 커지면 커지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른 직업들보다는 전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의사나 한의사, 치과의사는 인구가 줄어드는데 반해 병원은 많기 때문에 전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동물병원시장은 무한경쟁의 구도까지 올라오기에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외국사례들을 보면 동물병원의사들이 많은 대우와 관심을 받고 있고 사회적인 지위도 높습니다.

 

수의사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

예전에는 성적에 맞춰서 수의과대학을 가고 했는데 요즘 학생들은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더라고요 고1때부터 현장실습이라고 해서 체험을 하고 체험수기를 발표해서 학교에서 상을 받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입시에 있어 서류상으로는 학생들이 거의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뽑히는 학생들은 동물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서류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공부만 하는 것보다 일찍부터 수의과 대학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관련 체험을 많이 하면 대학교 진학에 있어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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