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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현장인터뷰] 커피 로스터 - 박종웅

커피 로스터(Coffee Roster)는 익히 알려진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Barista)와는 다르게, 생 커피콩을 볶아, 고유한 맛을 내는 커피콩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럼 커피 로스터 박종웅님과 함께 커피, 그리고 커피 로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 카페 창업이 아닌,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배울 때 저 역시 카페창업이 큰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더 배우고 깊게 들어갈수록 커피원두에 관심이 커졌고, 원두를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제가 바리스타 때에 구현하지 못한 맛과 향을 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커피에 대한 커져가는 관심이 저를 로스팅 창업으로 이끌었습니다.

 

  • 커피 로스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이나, 자격증이 있나요(혹은 어떻게 로스팅 기술을 배웠나요)?

-로스팅을 하는데 있어 자격증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다만 그 맛이 자격증을 대신하는 거 같습니다. 저는 커피 로스팅을 하시는 분 밑에서 오랜 기간 일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배웠는데요. 로스팅 기술은 아직까지는 기술전수에 폐쇄적인 면이 있어 쉽게 가르쳐주는 곳도 없고 학원을 가도 비싼 수강료와 떨어지는 전문성으로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로스터로서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 커피 로스터의 가장 주 된 업무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과 볶은 커피를 맛보는 커핑(Cupping)입니다. 두 업무는 항상 새롭고 즐거운 일이라서, 저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매일 무거운 생두(볶기 전 원두)를 운반하고 정리하는 일도 해야해요. 그래서 로스터로서 감각적인 부분 뿐만아니라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힘도 필요하답니다.

 

  • 로스터가 갖춰야하는 역량, 성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커피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입니다. 그래서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해요. 맛에 대한 개개인의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뉘죠. 고로 로스터는 자기의 커피 맛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고집과 줏대가 필요합니다.

 

  • 로스터로서 일을 하시면서 특별한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고충, 장점, 차이점 등)

-로스터에게 있어 가장 큰 고충은 원하는 커피 맛을 못 찾을 때 입니다. 커피 로스팅은 매우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그 날의 온도, 습도, 커피의 보관 상태 등에 따라 커피의 맛도 제각각일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면 한 번씩은 제가 직접 커피가 되어 뭘 원하는지! 오늘의 상태가 어떤지 커피들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로스터 최고의 장점은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거?(웃음)

 

  •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모든 음식 만드는 사람이 그러하듯 제가 만든 커피를 누군가 맛있게 마시고 다시 찾아 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 앞으로 해보고 싶으신 일이 있다면?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내리면서 원두를 볶는 로스터가 궁금했듯, 로스팅을 하는 지금은 생두(볶기 전의 커피)가 가장 궁금합니다. 생두가 생산 되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생산지에 직접 가서 커피를 보고 만지며 원하는 맛을 찾아 한국으로 수입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로스터라는 직업의 매력과 단점은?

-저는 커피를 팔 때 행복을 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성껏 만든 한 잔의 커피가 누군가의 아침, 오후를 깨우는 행복한 커피가 된다고 생각하면 스스로도 절로 행복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건 누구나 좋아하는 커피를 볶는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 됩니다.

-반대로 단점은, 커피를 선물 받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저도 모르게 커피를 분석하고 맛을 평가하며 냉정하게 마시게 된 점이 있죠. 그래서 남은 여유를 즐기는 카페에서 저는 즐기지 못하게 된 점은 분명 단점 같습니다.

 

  • 10년 후 로스터의 전망은 어떨까요?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카페는 포화상태에 다다랐죠. 한마디로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커피시장에 대해 우려도 많지만 반대로 홈카페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말은 커피를 마시는 장소 방법이 바뀔 뿐 커피원두 소비는 여전하거나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맥주, 와인, 커피 이 세 기호식품은 수천 년의 시대가 흘러도 가장 기본에 충실하고 느리게 변하고 있는 산업입니다. 고로 10년 뒤에도 로스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모든 직종이 그러하듯 쉬운 업종은 없는 거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실제로 콩을 볶는 작업은 기계로 진행되니 편해 보일 수 있으나, 무거운 생두를 옮기고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릴 정도로 많은 커피를 마시는 날이 많습니다. 물론 제 커피가 맛없단 쓴 소리를 들을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 만큼 큰 행복이 따라오는 직업이기에 로스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일 맡는 커피 향이지만 정말 매일 같이 감탄하기 일쑤죠, 전 세계의 수천, 수만 가지의 커피를 다 볶고 맛볼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가 바쁘고 기대됩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고 관심을 갖기도 어려운 분야지만 언젠가 카페에 일을 할 때면 원두에 한번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때부터가 로스터의 시작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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