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뉴스

1. 의학연구원 직업 소개

- 의학연구원은 분야가 많습니다. 저는 신약개발 하는 일을 하는데요, 그 일을 위해서 동물실험을 하시는 분들부터, 약물의 구조를 디자인하는 구조생물학 분야, 통계를 내야하는 의학통계학, 화학 분야 등 여러분야가 한꺼번에 섞여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부분야로는 신약개발, 화장품개발, 치료방법개발, 진단시약 개발 등이 있습니다.

2.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

- 중·고등학교 때 생물을 좋아했고, 드라마를 보며 화장품 회사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전공학과를 전공하고 의학연구원이 되었습니다. 화장품회사 연구원이 되려면 화학공학과를 가는 게 더 어울렸겠네요.

3. 의학연구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 자격증

- 필요한 자격증은 분야별로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따로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학교 전공을 유전공학이나 생물, 화학 계통으로 공부하신 분이 보통 연구원이 됩니다. 하지만 동물실험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은 동물실험 관련 자격증이나 교육을 이수해야만 합니다. 동물실험윤리 교육도 받습니다.

4. 현재 의학연구원으로 하는 업무

- 제가 있는 곳은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몸에서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는지 전반적으로 알아야합니다. 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에너지를 만드는지부터 시작해 약물이 들어오면 어떤 과정으로 분해가 되고, 독소를 낮춰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약물을 세포에 주입해 반응성을 봅니다. 약이 너무 독한지 효과가 없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동물(주로 쥐를 사용하는데요;;)들에도 약물을 반응시켜보기도 하고, 각 장기들을 떼고 세포를 분리해서 관찰하기도 합니다. 각 장기들을 떼어 외향적인 변화도 관찰합니다.

그리고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쥐들의 비만을 유도시키고 약물을 주며 다시 회복하는 과정도 보기도 합니다.

5. 의학연구원으로서 갖춰야 하는 역량, 성향

- 의학연구원이라고 해서 특정 역량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이 직업이 정말 원해서 된 직업인지, 관심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치지 않게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부라는 표현 말고는 딱히 표현할 말이 없는데요,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큰 덩어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포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보는 것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화학적인 과정, 생물학적인 과정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분자생물이라는 단어를 예전에는 많이 사용했는데요, 분자같은 아주 작은 단위로 보기 때문입니다. 실험하다가 잘 모르거나, 새로운 방법으로 실험을 할 때 논문을 많이 찾아보기도 하니까 지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겠네요.

논문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영어를 꼭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논문을 스스로 쓰기도 하고 다른 자료를 찾기 위해서 많이 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외국인 연구원들도 한국에 많이 오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도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가기도 하니깐 영어를 멀리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이 재미있고, 지치지 않는 끈기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험이 한 번 해서 결과가 눈에 보이게 나오지 않거든요. 어떤 실험은 1년씩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기도 하는데 그럴 때 포기나 자책을 하면 오히려 그르칠 것 같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수정해가며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저도 실험이 잘 안되면 정말 제가 문제인가 싶습니다..T.T)

6. 의학연구원만의 특별한 점(고충, 장점, 차이점)

- 특별한 점이요.. 글쎄요... 뭐가 있을까요? 남들이 보기에 생소함?? 아직 이 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야 우리끼리 여기서 생활하니깐 연구원들이 많지만, 주위에 연구원들은 잘 보기 힘들죠. 하지만 연구원이 의학연구원만 연구원은 아니잖아요. 그렇게 따지만 또 연구원들이 참 많습니다...(웃음)

-장점도 한참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결과가 금방금방 나오고 신약개발이나, 치료방법, 진단방법이 뚝딱하고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 발짝 나가게 되면 성취감이 따르긴 합니다. 그 반대로 그 한 발짝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대가가 없으니 막연하기도 합니다. 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하니깐 눈에 보이는 것 같지만, 약물을 처리하고 그것을 그래프로 나타내고, 숫자로 나타내기 때문에 추상적인 개념들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때때로 지금 뭘 하고 있나하며 한심할 때도 있고 막연할 때도 있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뭐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답니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죠!

7.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때

- 의사나 약사 혹은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환자나 고객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성취감이 직접적으로 와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눈에 보이는 일이 당장 나타나는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보람을 자주 느낀다던지 할 수 없지만, 한 일을 끝내고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아, 또 한 가지 일을 했구나 하고 뿌듯하죠. 그리고 논문이 나오면 더 기분 좋답니다. 이 논문을 세계 연구원들이 참고하면서 실험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죠. 거기다 신약개발을 위해 특허를 낸다면 그것은 나만의 것이 되는 거니까요. 나만의 기술이기 때문에 이용하기 위해서 나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거잖아요.

8. 의학연구원이라는 직업의 매력과 단점

- 계속 반복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매력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분야에 대한 도전이고,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으로 줄여 말 할 수 있겠네요.

9. 10년 후 의학연구원의 전망

- 전망으로 친다면 지금과 같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연구원들을 많이 필요하겠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알파고와 사람이 바둑대결을 했을 때 모습 생각나십니까? 알파고가 직접 바둑돌을 놓지 않고, 사람이 대신합니다. 알파고가 놓아달라는 곳을 놓지요.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지만 로봇이 아직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게 손인데요. 연구원은 손을 많이 씁니다. 작은 쥐들을 수술해야하고 작은 단위의 액체를 덜어서 옮기기도 하지요. CSI 드라마 배경음악이 흐르면서 시작을 알릴 때 나오는 첫 장면이 작은 단위의 액체를 더는 장면인데요, 아직 그 일들을 로봇이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 손이 필요한 이 부분의 로봇의 대체는 아직 조금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앞으로 컴퓨터와 상호작용 하는 일은 많아집니다. 나의 실험 계획을 컴퓨터로 입력하면 가상의 결과를 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를 잘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지만, 가정을 하고 공부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겠네요. 유연함이라고도 하고 창의력이라고 하는 단어가 여기에도 쓰이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10. 의학연구원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 어느 분야나 이제 컴퓨터나 로봇과 상호작용 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공부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셨으면 합니다. 너무 뻔한 얘기로 마무리를 짓게 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우리는 4차혁명 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듣습니다. 하지만 4차혁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 게임할 때도 우리는 4차혁명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와 지금 보다 더 가깝게 생활하는 것이 4차혁명이 아닐까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면 그들과 다른 매력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전문가들은 창의력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창의력이라는 단어보다 유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진만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컴퓨터나 로봇들은 직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빠른 길, 가장 단시간에 할 수 있는 방법만 찾잖아요. 조금 둘러가다가 그들의 생각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또 뻔한 얘기로 마무리 하게 되는데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책과 가깝게 지내라고 하고 싶습니다. 만화책이든 소설이든 전문서든 말이죠. 여담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만화책과 소설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컴퓨터가 절대 못하겠죠.(웃음) 책들을 가깝게 하면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시라 말하고 싶습니다. 상상을 한다는 건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마음도 따뜻하고, 유연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