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뉴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J(Jamie):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온 제이미라고 합니다. 마닐라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는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본래 전공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생활까지 마친 후 레지던트 과정 중에 일을 그만두고 영어 선생님으로 전향하였습니다.

A(Andrew): 저는 미국 텍사스에서 온 앤드류라고 합니다. 현재 텍사스 고등학교를 졸업 한 후 서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중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며 한국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데, 그때 당시에 한국 학생들을 보며 한국 문화와 한글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듬해 계명대학교 KGSP 한국어 어학당에서 1년 정도 한국어를 배운 후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Q. 각 나라 고등학생들의 하루 일과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J: 필리핀 학생들은 주로 아침 6시쯤 기상을 해서 7시 반이나 8시에 첫 수업을 듣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식 수업은 8시부터 시작하며 쉬는 시간은 중간에 15분 정도를 가집니다. 이 시간에 학생들은 주로 매점을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등 각자 휴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은 11시 50분부터이며, 수업은 약 4시 경에 끝이 납니다. 방과 후에 학생들은 각종 동아리 활동이나 과제 등의 이유로 학교에 남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저녁 6시 이후로는 모두 하교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다들 주로 학교 숙제나 조별 과제를 하거나 각종 취미 활동을 즐기면서 남은 일과를 보내곤 합니다.

A: 학생들 대부분이 오전 8시에 등교하여 오후 4시쯤 하교합니다. 보통은 하루에 8교시 정도를 진행하는데,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월요일만 4교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어느 요일에 4교시 수업을 하는지는 학교마다 다릅니다. 또 각자 하교 후에는 과외수업이나 동아리 활동, 운동 등을 하며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게 일반적인 미국 고등학생들의 일과입니다.

Q. 각 나라의 성적평가기준은 어떻게 되며, 학급 내 분위기는 경쟁 위주의 분위기인가요? 아니면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인가요?

J: 필리핀 학생들의 경우 학업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필리핀의 모든 학교는 절대평가 시스템아래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는 면학 분위기를 가지고 있을 뿐더러, 향후 직업을 가질 때 학교에서 받은 점수가 그다지 중요하게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학교 점수가 아예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취업 시에는 학점이나 수능 점수보다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자신감을 더 우선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리핀 학생들은 모두학업에 대한 경쟁심이나 스트레스 없이 학우들 간 서로 이끌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A: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사실 중 하나가 학생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마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공감할 것인데,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같은 학년 친구들에게 경쟁심을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비교하면 미국은 상당히 경쟁에서 자유로운 면학 분위기와 절대평가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 학생들의 현재 교육 분위기(체계적인 시스템, 야자, 사교육, 주입식 교육, 입시경쟁 등)에 대해 외국인의 관점으로 볼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J: 저는 한국 교육시스템이 개인적으로 고등학생들이 버텨내기엔 조금 버겁고 과도한 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는 교육 분위기가 다른 필리핀에서 만약 이랬더라면 아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까지도 불만을 표출했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향후 미래에 가지게 될 직업과 명문대 입학여부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물론 명문대가 인생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명문대 진학이 좋은 학생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동안 영어 강사로 일하며 봐온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도 명문대 생이라 하여 반드시 모든 일을 척척 잘 해내며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경우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과도한 명문대 입학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외국인으로써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 한국 학생들은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한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의 관점으로 볼 때는 한국 고등학생들이 너무나도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약 3년 정도를 살며 한국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아무래도 한국은 대입에 대한 경쟁과 사회적인 기대치가 크다 보니, 그런 현실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 학생들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또한 한국 학생들은 영어로 말 할 때도 완벽한 문법을 구사하려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영어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큽니다. 물론 ‘겸손’이 한국의 미덕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자신 있게 영어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학생들의 대학입시준비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와 혹 한국처럼 사교육도 병행하며 하는지, 아니면 학교 공부에만 집중하는지 궁금합니다. (추가적으로 학생들의 수능 시험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J: 필리핀의 가장 흔한 대입 시험에는 UPCAT, ACET, USTET, DCAT, PUPCET가 있습니다. 이 시험들 모두 시험 범위는 비슷하지만, 질문과 합격 커트라인은 각각 상이합니다. 물론 지원하고 싶은 과에 따라 시험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대입 시험은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필리핀에선 고등학교가 4년제)에 치르게 되고, 간혹 훌륭한 수능 성적을 받아온 학생은 대학 등록금이 면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필리핀 대부분의 대학들은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도 평가 받습니다.

A: 미국 학생들은 잘 알려진 대로 SAT 라는 시험을 대입을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미국도 (아이비리그와 같은)명문대에 대한 경쟁이 다른 나라에 비하면 꽤 높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대외활동이나 봉사 활동 같은 다양한 비교과 활동 역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해 성적뿐만 아니라 각종 시상, 교내대회,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에 다니는 것은 그다지 미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케이스는 아닙니다.

 

Q. 한국과 각자 나라의 교육 시스템 중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J: 한국에서는 교육의 목적이 성공이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경쟁 역시 매우 심하고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국의 교육과정은 단순히 대입을 위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예로 한국 학교에서는 교과 시간 중 체육 시간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지 않은데, 필리핀에서는 체육 수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학업뿐 아니라 학생들의 체력과 건강에도 굉장히 큰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필리핀 학생의 삶이 한국 학생 보다 훨씬 여유롭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시스템 때문에 필리핀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보다는 다소 게으르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부에 대한 열정도 없이 단순히 많은 양을 공부하도록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시스템 보다는, 공부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적당한 양을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A: 차이점은 물론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100퍼센트 즐기면서 하는 고등학생은 물론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학생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마냥 끝없는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만 살지 않습니다. 저 역시 꽤 자유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보니 엄청난 스트레스와 사회적인 압력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그 점이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 고등학교 분위기와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학생에게 추천해줄 만한 영화나 드라마, 음악이 있을까요?

J: 필리핀 박스 오피스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는 2015년 개봉작 “KID KULAFU”라는 영화를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복싱 챔피언 ‘파퀴아오’의 유년시절과 자신의 복싱 재능을 발견한 이후의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복서이며 필리핀의 영웅으로 불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영화입니다.

A: 영화 추천- Galaxy Quest, Music and Lyrics

가수- White Lies, Flight of the Conchords, Jimmy Eat World

TV 드라마- Brooklyn 99, Happy Endings